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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심정선 기자

2015-11-12 12:02

"퍼블리싱 계약 전 금전적으로 큰 고비가 있었다. 난방비가 없어 셋이서 깔깔이를 입고 자취방 전세금을 빼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고, 집에서 카레가루를 맹물에 타먹으면서 생활했다. 하지만 오렌지팜에 입주하고는 전기세, 사무실 비용 걱정없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와 퍼블리셔도 소개 받고 전문가들의 멘토링도 받는다."

신작 '톤톤해적단'으로 돌아올 준비 중인 드럭하이의 최영윤 공동 대표의 오렌지팜 입주 소감이다. 드럭하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로 함께 게임을 만들어 온 최영윤 대표와 조영원 대표가 설립한 인디 게임팀으로, '톤톤용병단'을 대표작으로 하는 인디 게임 제작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도 틈틈이 자신만의 게임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은 두 대표. 우연히 퇴사 시기가 겹치자 만들고 싶던 게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둘이서 합숙하며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아침까지 개발하다 졸리면 자고 일어나면 바로 또 개발을 진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드럭하이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한창 '톤톤용병단'을 개발 중일 때는 실업급여로 생활 했는데, 실업급여 지급 기간이 끝나며 생활비 조차 없던 기간이 있었다. 개발 마무리 단계에서 합류한 친구까지 셋이서 난방비가 없어 깔깔이를 입고 작업하기도 하고, 자취방의 보증금을 빼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매일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드럭하이는 전작 '톤톤용병단'의 신선함으로 이미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더 이상의 업데이트를 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현재까지도 카페에서 활동하며 후속작을 기다리고 있는 이용자들이 있는 것이다. 드럭하이는 그렇기에 더욱 후속작 '톤톤해적단'의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더욱 높은 퀄리티로 오랜 기간 기다려준 이용자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이다.

[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팀 소개를 부탁한다.

팀 자체는 2004년도에 조영원 공동 대표와 다른 친구 한명이 모여 인디 게임 개발을 시작하며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들며 시작됐다. 퍼즐과 경영시물 등의 게임을 개발했었다.

20살이 된 2006년도에 창업을 할까 하다가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일 것이란 생각이 들어 게임 업계에서 경험을 쌓기로 했다. 본인은 한 학기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취업했고 공동대표도 바로 블루사이드에 들어가 '킹덤언더파이어2'를 만들었다. 본인도 여러 회사를 다니다 마지막으로 조이맥스에 갔었다. 일을 하면서도 시간 나는 대로 뭉쳐서 인디 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서로 다른 회사에서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하다가 마침 친구와 함께 퇴사 시기가 겹쳤고, 자취방에서 다시 뭉쳤다. 이후에는 둘이서 '톤톤용병단'을 개발하며, 퍼블리셔를 구하러 다녔다. 이 과정에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됐고 오렌지팜에도 입주하게 됐다.

전작인 '톤톤용병단'을 소개한다면

조영원 공동 대표와 둘이서 10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개발한 게임이다. 창업보다는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개발한 게 '톤톤용병단'인데, 개발 3개월 만에 인터넷에 알파 버전을 PC용으로 공개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카카오 붐이 불며 모바일로 만들어보지 않겠냐는 제의까지 퍼블리셔에게 와서 컨버팅을 하게 됐다.

또 재미있는 것은 나중에 게임의 UI 디자이너를 구하던 중에 3D 그래픽을 전공한 한 친구가 이력서를 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친구에게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UI 일을 맡겼는데 전공은 3D 그래픽인데 UI 작업을 너무 잘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UI 담당으로 계약하고 함께하게 됐다(웃음).

[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20주 연속 매주 업데이트 기록이 있던데.

6월에 론칭한 후 20주 연속 업데이트를 했다. 인디 게임으로 시작했다보니 참신성에서는 앞서지만 게임 볼륨이 작은 문제가 걸렸다. 매체 기사에서도 참신하다는 평과 함께 일주일이면 할게 없다는 콘텐츠 볼륨 미약이 지적됐다. 이 도발에 넘어가서 "그럼 재미있는 기간을 늘려버리면 되지 않겠냐"하고 매주 업데이트를 해버렸다.

카페에 가보니 이용자들이 "이 게임은 원래 매주 업데이트 돼"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더라. 목요일 업데이트 되고 난 뒤 금요일 기절했다 일어나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2일 뿐이었다. 사생활도 생활도 없이 계속 작업을 계속했다.

작업장 아니 개발실겸 생활공간
작업장 아니 개발실겸 생활공간

자체 개발 엔진을 유니티로 이식하며 이슈가 있었을 것 같은데.

자체 엔진을 포팅하면서 아예 새로 만든 셈이다. 리소스만 가져다 쓴 셈으로 내부 로직은 어짜피 이미 짜여져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빨리 됐다.

인디 게임의 느낌이 강하다.

최고급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이전 작품은 2명이 1년간 만든 게임이었고 이번은 7명이 1년 동안 만들었으니 가능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기간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다.

개발하면서 금전적으로 큰 고비가 있었다. 난방비가 없어서 셋이서 깔깔이를 입고 개발하기도 했다. 퍼블리싱 계약 전에는 실업급여로 생활했는데 실업급여가 끊기자 정말 돈이 바닥났다. 하지만 개발도 꽤 진행된 상태였고 이대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웠다. 자취방 전세금을 빼서 전세금이 더 저렴한 지방으로 옮겨가며 남은 보증금으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고, 집에서 카레가루를 맹물에 타먹으면서 생활했다.

[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오렌지팜 입주로 달라진 점은.

인디로 사무실 없이 집에서 합숙도 하고 온라인으로도 작업했었다. 그랬더니 일과 생활의 구분이 없어지는 바람에 풀어져 버려서, 사무실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사무실을 가졌더니 오히려 답답해졌다. 개발속도는 합숙하며 개발할 때가 가장 빨랐는데 사생활이 너무 없었다. 새벽부터 오전 10시까지 작업하다가 자고 오후 4~5시 쯤 일어나서 다시 작업했다. 작업-잠-작업-잠의 스케쥴이다 보니 텐션 조절이 힘들었다. 오렌지팜에 입주하고 난 뒤애는 텐션 조절, 체력 관리가 가능해졌다.

오렌지팜 입주의 장점은?

공간 무료, 전기세 무료 등의 많은 장점이 있지만 위치가 너무 좋았다. 서울에 있는데다 올초에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티먼트에서 투자를 받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게임을 소개하고 투자를 받는 리뷰데이라는 권혁빈 회장님과 투자자, 퍼블리셔도 오셔서 게임을 살펴 보시는 행사를 진행하는데, 이게 큰 기회가 된 것 같다. 특히 게임에 필요한 투자를 받을 기회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멘토링이 굉장히 좋았다.

스마일게이트는 엔젤클럽과 입주사간의 연결도 하고 있다. 오렌지팜에 입주했다고 꼭 스마일게이트와 계약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깔깔이는 안녕!
이제 깔깔이는 안녕!

B2C로 인디게임 공동관에 참여하는데 목표가 있는지?

지난 9월에도 부산 BIC 패스티벌에 참가했었다. 여기서도 인디게임 공동관을 통해 참여했는데 가장 원하던 것은 바로 이용자 피드백이었다. 내부 테스트를 하긴 하지만 '톤톤' 시리즈는 최대한 다른 게임에 없던 방식을 만들려고 추구하고 있기에 피드백이 더욱 필요하다.

요새 스마트폰 게임들의 성공 공식이 갖춰져 있다지만 투자 금액 수준이 현격히 차이나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게임 BM 등은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쪽으로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튜토리얼이 복잡해지고 진입 난이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앵그리버드 방식을 사용해 진입 장벽이 낮을 줄 알았는데 시연회에서 만난 요즘 이용자들은 앵그리버드를 잘 몰랐다. 인디행사에서의 이런 경험이 양질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지스타에서도 이런 피드백을 얻으려는 게 최대 목표고, 내년 상반기 출시될 버전에서는 지스타에서 얻은 피드백을 다 적용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톤톤해적단'의 가장 큰 특장점을 꼽는다면?

손맛 등의 UX상 차별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두고 있다. '톤톤용병단' 때부터 조작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닛 배치 후에는 자율적인 행동이 이뤄져 콘트롤은 단순한데 머릿속에는 전략을 항시 염두 해야 하는 게임 방식도 큰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다른 게임은 하나의 캐릭터로 콘트롤을 하지만 '톤톤용병단'은 작은 규모의 전투는 6명이고 나중에는 20마리가 넘는 유닛을 콘트롤 해야 한다.

그외 콘텐츠는?

레이드 몬스터가 있다. 크라켄이라던가 미니게임 등의 방식이 있다. 폭풍우 속에서 항해한다던가, 쥐를 잡는다던가, 자유항해로 계속 랜덤 이벤트를 만나게 된다. 하트(행동력)가 없어도 계속 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업데이트 방향은?

일단은 지스타 버전 이후로 기본적인 RPG의 요소 카드합성 승급 등의 PVP와 레이드를 넣어 게임의 기본적인 볼륨을 쌓아나갈 예정이다.

이후 연계 스킬 등의 콘텐츠를 추가할 예정이다. 탱커로 앞을 막고 원거리가 뒤에서 공격하거나 버프를 부여하는 유닛을 이용해 다른 유닛들이 체력이 없을 때 투입해 체력을 회복한다던지, 함정을 미리 설치해 상대를 제거한 후 안전하게 진입하는 등의 전략성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면 기계 해적 2개를 보낸 상태에서 공학박사 유닛을 보내면 합체시킨다던가 하는 식의 연계 스킬도 가능하다.

[인터뷰] 최영윤 대표 "오렌지팜 덕에 깔깔이 벗었어요"

'지스타2015'에 출전하는데 가장 큰 걱정은 뭔가?

체력이 제일 걱정된다(웃음). 역시 밤 스케쥴이 가장 걱정된다. 전 직장에서 지스타에 출전했을 때 목~일 일정이었는데 그 때도 술이 가장 힘들었다. 사실 이용자들로부터 쓴소리를 더 듣고 싶다. 지금 비교적 유연할 때 들으면 고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이용자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통통용병단' 이용자분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여러 대작들과 함께 출시돼 묻히기 쉬운 상황이었는데도 나쁘지 않은 순위였다. 이용자수 대비 팬도 많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업데이트가 올 초부터 중단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카페 활동을 하시는 감사한 분들이 계신다.

이제 선보일 예정인 '톤톤해적단'은 '톤톤용병단'처럼 허무한 경우가 없도록 할 테니 믿어주시길 바란다. 재밋게 즐겨주시고 쓴소리도 좋으니 많이 피드백 주시면 좋겠다.
지스타2015 현장의 최영윤 대표
지스타2015 현장의 최영윤 대표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심정선 기자

na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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