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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피파온라인3' 트레이드 2.0, 꼭 필요한가

강성길 기자

2016-04-06 14:35

'롤백', 일명 '백섭'. 현재의 데이터가 유효하지 않거나 망가졌을 때 기존 데이터로 되돌리는 행위를 뜻한다. 게이머들에게는 '긴급점검, 임시점검, 연장점검' 등 이른바 '온라인 게임 3대 명검'보다 더 무서운 게 '롤백'이지 않을까. 점검이야 기다리면 되지만 '롤백'이 되면 시간을 들여 힘들게 획득한 재화를 모두 잃게 되니 말이다.

지난 주말 '피파온라인3'에서 롤백을 하는 사태가 벌어져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트레이드 2.0'을 업데이트했다가 문제가 생기자 데이터를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린 것이다.

'트레이드 2.0'은 처음 공개 당시 잘 쓰이지 않는 선수들을 트레이드해 몸값이 높은 선수들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의도는 좋다. '피파온라인3'에서는 능력치와 몸값이 높은 선수가 선호되기 때문에 유명 선수나 가성비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면 잘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게 기획 의도대로 되진 않았다.

일단 넥슨의 설명은 이렇다. '트레이드 2.0'은 이적시장 기준가에 맞춰 트레이드 결과물의 가치가 결정되고, 그 가치에 해당하는 선수들 중 하나를 골라 선택지로 불러내는 방식이다. 이적시장 기준가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트레이드 2.0'에 반영해야 하는데, '트레이드 2.0' 오픈 직전의 기준가가 계속 적용된 것이 문제의 원인이다.

결국 '트레이드 2.0' 오픈 직전의 기준가로 선수들의 가치가 계산되면서 선수 가치의 차이가 발생, 시간이 지나면서 트레이드 보상이 과하게 지급되는 현상이 심화됐다. 게임 내 경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은 물론이다.

지난 1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이번 일과 비슷하다. 트레이드 보상이 과하게 주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결국 롤백을 했던 것.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1월에는 하루 전 시점으로 롤백을 했고, 이번에는 무려 3일 전으로 데이터를 되돌렸다는 점이다.

롤백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넥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로 뒀다간 파국으로 치닫았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3일동안 '트레이드 2.0'을 통한 게 아닌, 상점에서 카드팩을 구입해 좋은 선수를 영입했던 이용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주말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됐는데, 이를 통해 얻은 선수나 재화도 모두 날아갔다. '트레이드 2.0' 하나로 애먼 이용자들만 피해를 본 셈이다. 넥슨이 마련한 보상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초 9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했던 영화 '내부자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한 언론사의 논설 주간이자 정치판의 설계자 역할을 하는 이강희(백윤식 역)가 대중을 조롱하는 대사지만, 이 대사는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게임업체들을 보고 이용자들이 비꼬는 말로 이용되고 있다. '피파온라인3'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롤백으로 넥슨은 '피파온라인3'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트레이드 2.0'은 이제 원치 않는다는 이용자 의견도 점점 늘고 있다. 얻은 것은 없고, 잃는 것만 쌓여가는 '트레이드 2.0', 꼭 필요한지 묻고 싶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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