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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유희낙락'에 거는 기대

강성길 기자

2016-12-22 19:05

어렸을 적 게임 정보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다리를 꼬집으며 졸음을 쫓았던 기억이 난다. 게임 프로그램은 새벽에 방송을 했다. 행여나 부모님께 들킬까 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TV에 바싹 붙어서 보던 게임 방송이 왜그리 재미있었는지.

VOD로 다시보기가 가능해졌고, OGN 등 게임 전문 채널이 등장하면서 새벽까지 기다리는 일은 없어졌지만, 당시의 추억은 게임을 좋아하는 기자의 가슴 속 한 편에 고이 간직돼 있다.

게임은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의 56%를 차지하는 역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지 않다. 특히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공부할 시간도 모자란데 게임이라니.

더군다나 올해 모두를 경악케 했던 '원영이 사건'만 봐도 게임의 이미지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아이를 방치하고 학대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이 사건에서 이슈가 된 것은 양모가 모바일 게임에 수천만 원을 썼다는 것이다.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이 게임을 했는지 안했는지가 중요한가 보다. 그리고 게임을 했다면 '평소 잔인한 게임을 즐겼다더라'는 식으로 기사가 나온다. 그렇게 따지면 대한민국 게이머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다.

최근 공중파에 게임 방송이 등장했다. SBS의 '게임쇼 유희낙락'이다. 공중파에서 게임 프로그램이 편성된 것은 5년 만이다. '유희낙락'의 기획 의도는 게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시청자도 즐길 수 있는 게임쇼를 만들겠다는 것. 그래서 '유희낙락'의 등장이 반갑다.

'유희낙락'은 게임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의력, 세상을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문으로 지칭했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고 건강한 게임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프로그램 구성도 나쁘지 않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풍자한 게임들부터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게임은 물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했다. 또 패널인 이진호가 '오버워치'의 한조 분장을 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소소한 재미도 안겼다.

'유희낙락'은 방송 첫 날 닐슨코리아 집계 시청률 0.7%를 기록했다. 비록 시작은 미미하지만 '유희낙락'을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나아가 다른 공중파 채널에서도 게임 방송을 다룬다면? '유희낙락'을 통해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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