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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모바일 생태계 '배스'는 안 된다

곽경배 기자

2016-12-29 14:47

국산 모바일게임 중 중국에서 인기 있는 게임은?

한참을 생각해봐도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게 정답이다. 앱스토어, QQ플랫폼, 치후360 등 중국 내 모바일 플랫폼에서 매출 순위에서 국산 게임을 찾을 수 없게 된지 오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던 '히트'도 넷이즈의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대로 국내서는 중국산 게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매출순위 100위권 안에는 '뮤오리진', '해전1942', '검과마법' 등 10종이 넘게 포진 중이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이 당국의 지원과 물량을 앞세워 이미 모바일 RPG시장은 접수한 상태다. 이에 맞설 수 있는 건 문화와 정서가 다른 북미와 유럽서 만든 캐주얼 모바일게임 정도랄까.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만 하더라도, 국내 흥행이 안 되더라도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곳은 성공을 보장해 준 약속의 땅이었다. '미르의전설2',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같이 크게 성공한 게임 외에도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게임들이 중국 유저들의 입맛에 맞춘 서비스를 통해 나름 성과를 거뒀다. 국산게임을 중국에 팔거나 혹은 사기 위해 나서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나면서 중국도 변했다. 내로라하는 게임 거물들이 자신 있게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곳이다. 더 이상 중국은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게 됐다. 엔씨도 넥슨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그러면서 생긴 현상이 10년 전과 딱 반대다. 중국 모바일게임을 들여오려는 회사들이 넘쳐난다. 중국어 표기 정책으로 인해 이름을 말해도 무슨 게임인지 헷갈리는 게임들이 연이어 수입된다. 중국 게임만 수입해 서비스 하는 회사들이 넘쳐나고, 계약금 없이 로열티 계약 만으로 서비스를 해보고 실패하면 접는 식으로 운영을 한다. 피해는 과금을 한 유저들에게로, 자생력을 갖추려는 중소 국내기업들에게로 돌아간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과 외산을 가르는 것이 뭔 의미가 있냐고 묻을 것이다. 우리가 해외서 돈 벌면 애국자고, 반대면 매국노라는 논리냐는 지적도 나올 법 하다. 어떻게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돈을 벌겠다는 건데, 그것이 무엇이 잘못이라고 말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느 시대인데 케케묵은 국산품 애용을 부추기냐고.

맞다, 소비자 입장에선 게임은 재미있음 된다. 하지만 시장을 건전하게 키우기 위해서 각국마다 규칙을 만들고 행한다. FTA를 해도 산업 자생력이 없는 품목은 제외하는 것이 그 이유다. 중국은 판호로 외산 게임 서비스를 막는 것도 그렇다.

지금 국내 게임시장은, 특히 모바일쪽은 생태계가 기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시장진입이 자유롭고 매스미디어 광고 등으로 노출이 쉬우며 마케팅 능력만 있다면 쉽게 게임을 띄울 수 있는 곳이다. 중국서 생산되는 수많은 게임들이 여과 없이 수입된다면 모바일 생태계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소기업은 없을 것이다.

식용 목적으로 들여왔던 배스가 국내 하천과 호수를 점령한 것처럼 지금 수입되는 중국산 게임들이 언제 안방을 점령할지 모른다. 무조건 수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수입에도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장의 자정작용을 기대하기엔 대가가 만만치 않다. 왜냐면 노력(수입)은 적고 그 열매(매출)는 달기 때문이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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