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년 탐방] 이름도 서비스도 각양각색! 세상의 PC방

2019-07-04 19:18
데일리게임은 지난 11년 동안 여러 국가의 PC방을 취재한 바 있습니다. PC를 여러 대 배치하고 손님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나라마다 PC방을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서비스도 조금씩 차이가 있었는데요. 여러 나라의 PC방을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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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 시내에 위치한 '위신왕바(宇欣网吧)' 입구 간판의 모습. PC 영문 표기 없이 한자로만 써져 있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한자를 모르면 PC방에 못가요! 중국 '왕바(网吧)'!

중국은 한국만큼이나 PC방의 인기가 높은 국가로 꼽히고 있는데요. PC방의 수도 많을 뿐더러,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대형 PC방도 적지 않다는 소식이 오래 전부터 전해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중국에서 PC방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에서 PC방을 부르는 이름은 '왕바(网吧)인데요. PC방 간판에 '왕바'를 한자로만 표기하기 때문에 한자를 모르면 알아볼 수가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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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신왕바' 내부 전경. 규모는 작지 않지만 시설은 다소 낙후됐다.

기자 또한 중국 PC방 취재를 위해 방문한 항저우 시내에서 PC방을 찾지 못해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간판에 한국처럼 영어로 'PC' 표기가 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한 탓이었는데요. 현지인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왕바'를 찾고 나서야 건물마다 PC방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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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을 제출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PC방 이용이 불가능하다. 손님이 제출한 여권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는 PC방 주인.

중국 PC방은 신분증을 제시해야 이용할 수 있다는 특이점이 있습니다. 외국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권을 제시해야만 PC방 이용이 가능합니다. 범죄자들이 PC방을 전전하며 도피행각을 벌이는 일은 중국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데일리게임이 방문했던 PC방은 규모는 작지 않지만 시설은 최고급은 아닌 항저우의 동네 PC방이었는데요. '크로스파이어'와 '리그오브레전드'를 이용하는 손님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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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 위치한 소형 PC방 내부 전경. 태국에서는 PC방을 '란게임'이라고 부른다.

◆게임을 파는 상점! 태국의 '란게임'.

태국에서는 PC방을 '란게임'이라고 부릅니다. '란'은 태국어로 '가게'나 '상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요. '란게임'이란 '게임을 파는 상점'이라는 의미이니 국내 PC방 초창기에 PC방을 '겜방'이라고 부르던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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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PC방 바탕화면.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국산게임도 눈에 띈다.

데일리게임이 방문한 태국 PC방은 방콕의 대표적인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 로드 인근에 위치한 곳이었는데요. 무인 결제기를 이용해 선불 이용권을 끊고 빈 자리에 앉아 PC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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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 자판 키보드.

먹거리는 음료수와 사발면, 간단한 스낵류가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소규모 PC방의 경우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구성의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태국 PC방의 경우 태국어 자판 키보드를 사용하는데, 외국인 입장에서 글자라기 보다는 그림에 가까울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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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최신식 PC방 '하이그라운드'.

◆층층이 쌓인 PC방? 인도네시아 '와루넷'

인도네시아에서는 PC방을 '와루넷'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와루'가 인도네시아어로 '층'이라는 뜻인데요. 초기 인도네시아 PC방은 좁은 건물의 여러 층을 활용한 경우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인도네시아에도 대형 PC방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큰 건물의 1층을 식당이나 카페로 이용하고 2층부터 PC 이용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식으로 '와루넷'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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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 위치한 최신식 복합 PC방 '하이그라운드'의 경우 1층 공간은 일반적인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공간에서 수준급의 음식과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PC 이용 공간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최신 사양의 게이밍 PC가 구비돼 있어 현지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라고 하는데요. 2층은 일반 손님을 위한 PC 이용 공간이 마련돼 있고, 3층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라운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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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그라운드' 4층에는 e스포츠 펍이 들어서 있는데요. e스포츠 토너먼트도 열 수 있고, 25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라오스에서 만난 PC방의 정체는?

라오스는 인접한 태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발전이 더딘 국가입니다. 그런 탓인지 수도인 비엔티앤에서도 PC방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PC방 수도 많지 않고 규모도 대부분 40대 미만의 소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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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비엔티앤에 위치한 소규모 PC방은 알고 보니 스포츠 베팅장이었다.

비엔티앤 시내 대로변에서 PC 10대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PC방을 발견하고 PC를 이용하기 위해 카운터에 이용요금을 문의했는데, 직원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따로 책정된 요금이 없었던 것인데요. 해당 업소는 PC방이 아닌 스포츠 베팅 업체였습니다. 베팅하는 손님에게 서비스로 인터넷이 연결된 PC를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PC만 쓰겠다고 하는 외국인 손님의 등장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PC방처럼 생겼지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태국 방콕에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동네 세탁소에 3대의 PC가 가지런히 놓여있는 곳이었는데, 동네 할머니들이 슬롯머신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기자에게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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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 위치한 대형 PC방 '사이존 e스포츠 센터' 입구. 오토바이 이용객을 위한 별도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토바이 주차 제공! 담배 판매도 OK! 베트남 '인터넷 카페'

베트남에서는 PC방을 '인터넷 카페'로 많이 부른다고 합니다. 최근 e스포츠 붐이 일어나면서 e스포츠 경기장을 겸하는 대형 PC방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일리게임이 보도한 500대 이상 규모의 '사이존 e스포츠 센터'는 한국의 PC방과 비교해도 규모나 시설, 서비스가 손색이 없는 하노이의 떠오르는 명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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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석 규모의 중앙 무대 PC 이용석. '배틀그라운드' 대회 개최에 용이하게 설계돼 있다.

'사이존 e스포츠 센터'에서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오토바이 주차장을 따로 마련해 손님들에게 주차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원을 배치해 오토바이 파손이나 도난을 방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은 지하철이 없고 자동차의 가격이 비싼 관계로 많은 이들이 버스나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오토바이 주차장 제공은 베트남 대형 PC방이라면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PC방에서는 담배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과는 다릅니다. 그렇다고 실내 흡연이 허용되는 건 아니고요. 별도 흡연실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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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푸드코트를 방불케 할 먹거리 조리시설을 보유한 '긱스타 PC방' 오목교점.

◆진화를 거듭 중인 한국 'PC방'

PC방의 원조는 단연 대한민국입니다. 한국 PC방은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고, 서비스 질도 향상되고 있습니다.

최근 오목교역 인근에 문을 연 '긱스타 PC방' 오목교점은 백화점 푸드코트를 방불케 하는 음식 조리실을 갖추고 고품질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커피숍 부럽지 않은 퀄리티의 커피 또한 손님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휴게 시설도 잘 갖추고 있는데다 PC 사양 또한 인텔 i7 9700K 이상 CPU에 지포스 RTX 207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갖춘 최고 사양을 구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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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타 PC방' 오목교점 내부 전경. 최신 사양 PC와 고급 게이밍 기어를 두루 갖추고 있다.

거기에 '긱스타' 브랜드 최신 게이밍기어와 고성능 모니터까지 갖춰 손님들에게 최적의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긱스타 PC방' 외에도 국내 PC방의 전반적인 수준은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빠른 인터넷 속도까지 감안하면 한국 PC방이 아직은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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