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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11] 왜 패스트볼(Fastball) 중 '포심(Four Seam)'이 '투심(Two Seam)' 보다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할까

김학수 기자

2020-11-25 07:43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2회초 2사 만루 NC 루친스키가 두산 정수빈을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2회초 2사 만루 NC 루친스키가 두산 정수빈을 플라이아웃으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투수들이 정상적인 볼에 스핀(Spin, 회전)을 먹이는 이유는 타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스핀을 얼마나 잘 구사하느냐에 따라 투수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곧고 빠르게 날아가는 패스트볼(Fastball)이지만 주로 백스핀을 먹여 볼이 상승효과가 생기며 구질이 변화한다. 그립 방법, 팔 각도 등에 따라 볼 모양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투심(Two Seam), 포심(Four Seam) 패스트볼은 타자의 눈에 보이는 볼 실밥 수에 따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Seam’은 볼을 이어붙인 실밥줄, 즉 솔기를 말한다. 볼을 꿰맬 때 빨간색 실로 맞대고 붙인 것이다. 투심 패스트볼은 빨간색 실밥이 2개, 포심 패스트볼은 4개로 보인다고 해서 생긴 용어이다. 투수가 던진 패스트볼이 일직선으로 날아오다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약간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타자들에게 순간적으로 빨간 실밥이 보이게되면서 유래한 것이다.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려면 중지와 검지 손가락을 볼의 실밥 위에 잡고 엄지 손가락은 중지와 검지 사이 실밥에 걸쳐 놓아야 한다. 투심 패스트볼은 볼의 움직임을 많이 주기 위해 던지는 것으로 볼이 타자 몸쪽으로 휘거나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볼 스피드가 별로 없어 제구력이 없으면 타자들의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볼 스피드가 특출하지 않는 투수들이 대개 많이 던진다. 메이저리그의 전설 그렉 매덕스는 투심 패스트볼로 20여년간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중지와 검지 손가락을 볼의 실밥을 가로질러 잡고 던지는 구종이다. 투심 패스트볼과 함께 가장 기본적으로 던지는 패스트볼이다. 볼의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역회전을 걸어 중력의 영향을 줄이며 볼이 덜 가라앉고 홈플레이트까지 직선 궤도에 가깝게 날아가도록 한다. 타자에게 홈플레이트에서 공이 더 높이 떠서 오는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키도록 한다. 이 때문에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포심패스트볼은 컨트롤이 투심에 비해 쉽다. 오버핸드스루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구속(球速)이 떨어진 경우에는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투심과 포심 패스트볼은 본질적으로 비행 속도가 비슷하다. 다만 타자들의 눈에 속도감의 차이를 느끼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깜박이는 불빛에도 반응하는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 깜박임 빈도에 따라 느끼는 감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투심과 포심 패스트볼은 이런 차이를 낳게하는 볼의 성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초속 20회전(rps) 안팎으로 빠른 볼을 던진다. 회전을 할 때마다 포심 패스트볼은 투심 패스트볼보다 타자의 시야에서 순간적으로 빠른 착시현상을 만든다. 4개의 빨간색 실밥이 스쳐 지나가듯해 타자는 볼의 특성을 알지 못한다. 투심 패스트볼보다 시각적으로 더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타자는 포심 패스트볼을 투심 패스트볼보다 빠르고 높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놀란 라이언, 로저 클레멘스 등 1970년대와 1980년대 위력적인 강투수들은 시속 160km 대의 빠른 볼을 던지며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요즘 투수들은 날로 더해가는 과학화, 전문화로 인해 더 빠르고 강한 볼을 던진다. 체격적으로 월등해진 투수들은 더 커진 무게중심을 실어 볼을 던진다. 투수들은 더 강력해진 투구로 타자들을 공략한다. 하지만 타자들도 더 강해진 투수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배트를 휘두른다. 맞지 않으려는 투수와 때리려는 타자, 두 축 사이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대결의 연속이 야구일 수 밖에 없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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