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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의 사람 ‘人’] 치킨 브랜드 'bbq'를 4년간 스폰서로 영입한 대학배구연맹 오승재 회장....“앞으로 4년, 제대로 해보겠다”

김학수 기자

2020-11-26 12:31

지난 8월21일 저녁 전남 무안군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대학배구연맹 집행부 긴급 회의가 열렸다. 오승재 회장(58, 동양환경대표) 등 이사진들의 얼굴은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한창 열리고 있던 2020 bbq배 전국대학배구 무안대회를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회장인 무안지역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전남도청이 이날 자정을 기해 대회를 중단토록 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전남도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잇따르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켜, 실내에서 50명이상, 실외에서 100명 이상 모임과 행사를 전면 금지시켰다. 오 회장은 “고향인 무안군에서 철저히 방역지침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대회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남도 차원에서 확진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고 발표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대회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학배구대회가 대회 도중 중단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3년전 전임 오한남 회장이 대한민국 배구협회장을 맡게 되면서 그의 후임으로 연맹 회장에 취임한 오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무안 대회 중단을 기억하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 회장은 “아무리 방역활동을 잘 하더라도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대회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서로 인내를 하면서 도와가면 어려웠던 순간이 나중에 좋은 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이 다시 4년간 대학배구를 이끌어 가기로 했다. 연맹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차기 회장에 단독 입후보한 오 회장을 당선인으로 공고했다. 연임이 확정된 오 회장은 내년 연맹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4년간 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전남 무안에서 상경한 오 회장을 25일 오후 연맹 사무실에서 만나 지난 3년간의 활동상과 앞으로의 4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판정 시비 없앴다”

-연맹 회장을 다시 맡으셨는데.

“대학배구인 여러분들이 한번 더 맡아달라는 열망을 전했다. 저도 지난 3년간 연맹 일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한번 일을 시작한만큼 뭔가 확실한 걸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본다면.

“처음에는 연맹일을 잘 알지 못해 집행부 여러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오랜 경험을 가진 이사분들이 업무를 원만하게 수행해 내가 전면에 나설 일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대회가 열리면 꼭 참석하고 이사분들과 서로 공감하며 호흡을 나눴다. 비디오 판독제를 도입해 고질적인 판정시비을 없앤 것은 배구 발전 차원에서도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

-지방에 있으면서 다니기가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사업체가 전남 무안에 있어 서울에서 집행부 회의가 있으면 거의 하루를 비워야 했다. KTX 열차를 타고 올라와 회의를 마치고 저녁에 다시 돌아가야 했다. 가급적 연맹 회의에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회장이 앞장서서 뛰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선수들 장학사업에 관심을 많이 쏟았다고 하는데.

“대학 선수들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의외로 많다. 학교에서 장학금 혜택을 주고는 있지만 생활비와 선수 관리비 등이 부족해 힘들게 선수생활을 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연맹 차원에서 이들 선수들이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뒷받침하려고 했다.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앞으로 장학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 회장은 특히 대학선수 생활을 힘들게 마치고 원하는 프로팀에 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프로팀에서 뽑는 선수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프로에서 뛰기를 원하는 선수들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게 국내 배구의 현실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연맹으로서는 좀 더 많은 선수들이 프로팀에 진출하기를 바라지만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는게 사실이다. 오 회장은 목포대 출신으로 청각장애를 가진 전 여자 국가대표 박복례씨의 아들이 삼성화재 입단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선수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중도 하차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고 했다.

-선수들 취업과 은퇴이후에 대비한 연맹 차원의 대책은 없었는지.

“대학생 선수들은 선수 이전에 학생이다.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해야 프로선수로서 취업이 어렵거나 은퇴를 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 연맹 차원에서 선수들의 취업 교육 등을 부분적으로 실시는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 많은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치킨 브랜드 bbq와의 4년간 스폰서로 연맹 재정 확충

오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치킨 브랜드 bbq와 4년간 대학배구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대학연맹체가 다년 계약으로 타이틀스폰서를 확보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연맹은 앞으로 매년 1억씩 총 4억원의 지원금으로 재정적인 도움을 많이 받게 됐다.

-연맹 재정 상황은 어떤가.

“그동안 각종 대회 비용과 사무국 운영비 등을 알뜰하게 써왔다. 살림 형편이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었다. 회장으로서도 연맹 재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 bbq 치킨 윤홍근 회장님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시고 연맹과 정식 스폰서 계약을 맺게 돼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년간 연맹 운영방안은.

“지난 3년간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했다. 잘하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 나가겠다. 국제대회와 국내 대회를 좀 더 활성화시키고 남북 대학 교류전도 추진해보겠다. 국제대회는 2019년 계획했다가 잘 안됐는데 새로운 임기 중 성사시켜 보겠다. 또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프로 2군과 연맹과의 정식 경기를 이루어 보고 싶다. 실업팀과 대학팀 경기도 함께 갖고 싶다.”

-연맹 자체 교육프로그램은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는지.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연맹에 소속된 각 대학팀 지도자 역량 강화를 위해 우수한 현장 지도 보고서를 만든 지도자에게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준비하겠다. 선수들을 위한 취업 교육프로그램도 실시할 게획이다.”
 4년 연임이 확정된 대학배구연맹 오승재 회장. 친환경 신사업을 펼치며 건강미가 넘치는 모습이다. [정지원 기자]
4년 연임이 확정된 대학배구연맹 오승재 회장. 친환경 신사업을 펼치며 건강미가 넘치는 모습이다. [정지원 기자]


친환경 신사업으로 바쁜 ‘꽃 중년’

오 회장은 50대 후반 나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꽃 중년’이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얼굴에 훤칠한 체격이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보일 정도로 건강미가 넘쳐 보인다. 고교 시절 잠깐 태권도를 한 적은 있지만 정식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골프 구력이 얼마 되지는 않았으나 싱글을 칠 정도로 고수이기도 하다. 연맹 회장을 맡으면서도 사업으로 바빠 건강관리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환경 폐기물 사업을 십수년간 해왔다. 이번에 LNG 냉열 사업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 냉각원에 많이 쓰이는 전력 사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국제 경쟁력도 충분히 갖춰 비즈니스로서 잠재력과 폭발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

-체육 관계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연맹 회장을 맡고 보니 체육에 대해 좀 더 많은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몇 년 전 대학원 체육 전공에 등록했다. 재미있게 공부를 하고 있다. 집사람이 대학에서 무용과 교수를 하고 있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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