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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과 ‘복싱 쇼’ 벌이는 존스, 이유없이 박시헌에 져 서울올림픽 은메달

이신재 기자

2020-11-2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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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과 29일 ‘왕년의 스타쇼’을 벌이는 로이 존스 주니어의 마지막 아마추어 경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스무 살이 채 안되었지만 그의 기량은 이미 절정에 올라 있었다.

타이슨과 ‘복싱 쇼’ 벌이는 존스, 이유없이 박시헌에 져 서울올림픽 은메달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복서로 모든 전문가들이 열이면 열, 모두 금메달을 예상했다. 하지만 로이 존스 주니어의 그 마지막 아마추어 경기는 패배로 끝났다.

로이 존스 주니어의 결승상대는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박시헌. 상대가 워낙 강해 금메달을 바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박시헌은 은메달이 확보된 결승진출만으로도 충분했다. 당초 목표는 초과달성했다.

더욱이 박시헌은 금메달을 노릴 수 없는 상태였다. 준결승까지 힘든 싸움을 벌이느라 한쪽 주먹을 쓸 수 없었다. 퉁퉁 부어올라 주먹 쥐기도 어려웠다. 기권까지 생각했으나 일단은 링에 오르자고 결정했다.

경기는 일방적으로 흘렀다. 박시헌이 기량을 다해도 힘든 판인데 한쪽 주먹은 그저 장식품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경기가 끝나고 판정을 기다리는 순간. 승패는 어차피 정해진 것이었고 박시헌은 KO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주심이 느닷없이 박시헌의 손을 번쩍 들었다. 박시헌은 금이라는 판정에 어리둥절, 넋 나간 사람처럼 서 있었고 이겼다고 좋아하던 로이 존스 주니어는 황당한 표정으로 분노의 몸짓을 소란스럽게 했다.

미국측은 대발노발하며 주최국 대한민국을 비난했다. 그렇지만 이 ‘추악한 판정’의 주범은 동독이었다.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동독은 서울올림픽 목표를 ‘미국 타도’로 잡았다.

동독과 미국은 마지막 날 복싱 경기 전까지 금메달 수가 36개로 똑 같았다. 로이 존스 주니어가 금메달을 가져가면 금메달 1개차로 미국에 이어 3위가 될 판이었다. 동독은 동구권 심판들에게 경기 판정을 맡겼고 같은 편이면 앞뒤 안가리는 공산권 심판들은 경기 내용에 관계없이 금과 은을 정해놓았다.

박시헌의 손이 올라간 진짜 이유지만 한국도 가세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금메달이었다. 대한민국은 그러니까 공범 정도는 되는데 심판들의 장난에 의해 로이 존스 주니어는 금메달을 도둑맞았고 아마추어 마지막 링에서 연승가도를 멈추었다.

통곡의 패배 후 프로로 전향한 로이 존스 주니어는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등 4체급 왕좌를 차지하는 전설이 되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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