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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리빌딩 마무리 수순 밟는 SK. 한화, 닮아도 너무 많이 닮았다'

정태화 기자

2020-11-30 09:49

SK 김원형 감독
SK 김원형 감독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고 닮아도 많이 닮았다.

시즌 도중 성적부진으로 감독 대행이 시즌을 마무리한 것이나 최하위로 미끌어진 성적도 비슷했다. 중간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으나 이 마저도 기대치에 못 미친 것도 비슷했고 시즌이 끝난 뒤 대표 교체에 새 감독을 선임한 것도 닮았다.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방출, 코칭스태프 개편, 외국인선수 전원 교체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팀 정비를 거의 마무리한 시기도 비슷했다. 바로 2020프로야구에서 9위에 머문 SK 와이번스와 10위 한화 이글스 이야기다.

이처럼 SK가 김원형 감독체제로, 그리고 한화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개편을 빠르게 마무리한데는 몰락을 맛보았던 올시즌의 아픔을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고 2021시즌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쌓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기존의 선수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넣는 작업만 남았다. 이를 위해서는 FA 시장에 뛰어 들어야 한다. 더욱이 SK와 한화는 베테랑들을 다수 방출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여기에 SK는 내부 FA가 내야수인 김성현뿐이고 한화는 한명도 없는 점도 FA 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올해 SK와 한화의 몰락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었다.

팀의 원투펀치를 해 주어야 할 외국인투수들이 연패를 끊어 줄 힘이 없었다.

SK의 닉 킹엄은 단 두게임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돼 타일러 화이트로 타력을 보강했으나 화이트마저도 9게임에서 3안타(1홈런)으로 타율 0.136만 기록한 채 역시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그나마 남은 리카르도 핀토는 포수 리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는 등 안하무인격 행동으로 빈축을 산 끝에 6승(15패)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퇴출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킹엄이나 핀토는 약간의 태업성 행동을 하고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외국인선수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한화도 마찬가지다. 워윅 서폴드가 5월 5일 SK와의 개막전에서 2피안타 무실점으로 첫 완봉승을 하면서 기세를 올렸지만 지난해의 12승(11패)보다 못한 10승(13패)에 그쳤고 채드벨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2승(8패)로 무너졌다. 시즌 초반 한화가 18연패로 프로야구 초창기인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최다연패 전철을 밟는 동안 이들 두 외국인 투수들은 아무 역할도 해 주지 못했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인 SK의 제이미 로맥은 5~7월까지는 제몫을 못해주다 8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한화는 제러드 호잉이 6월에 방출된 이후 7월 중순에 합류한 교체 외국인타자 브래든 반즈까지 기대에 못 미쳤다.

이제 SK와 한화는 모두 새 외국인투수들을 맞아 들였다.

SK는 정규리그 종료와 동시에 메이저리그 출신의 윌머 폰트에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15만, 연봉 85만달러), 아티 르위키와 총액 75만달러(계약금 10만, 연봉 55만, 옵션 10만달러)에 계약을 마치고 로맥과는 총 115만달러(연봉 90만, 옵션 25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한화는 29일 SK에서 방출된 닉 킹엄을 총액 55만달러(계약금 10만, 연봉 25만, 옵션 20만달러)에, 그리고 대만프로야구에서 뛴 좌완 라이언 카펜터를 총액 50만달러(계약금 10만, 연봉 30만, 옵션 10만달러)에 영입했다. 두 투수 모두 합해 SK의 한 투수 정도 몸값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헐값이다.

당연히 몸값이 비싸다고 좋은 성적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화가 킹엄과 카펜터를 낙점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카펜터는 2011년 템파베이에 지명이 된 뒤 디트로이트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해 15번(14선발) 등판을 해 2승8패(평균자책점 8.5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85경기(158선발)에서 50승61패(평균자책점 4.48)였다. 그리고 지난해 대만리그 라쿠텐 몽키스에서 25경기(24선발)에 10승6패 평균자책점 3.96, 150탈삼진을 기록했다. 빠른 볼도 90마일 정도로 140㎞ 초반대에 그치고 제구력도 크게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수술까지 받고 단 두 게임만 던지고 퇴출된 투수인 킹엄을 영입한 것은 나름대로 재활을 체크해 부상에서 완전 회복돼 충분히 재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는다.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최소한 10승 이상에다 팀의 확실한 원투펀치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킹엄과 카펜터가 한화의 원투펀치가 될 수 있는 에이스 재목인지에 대해서는 상당기간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화는 팀 리빌딩의 책임을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에게 맡겼다. 지금까지 왹국인 감독이 KBO 리그에 들어와 성공을 거둔데다 수베로 감독이 팀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은 어느 팀에나 어렵고 힘들지만 그 과정은 흥미롭다"면서 "젊고 역동적인 팀 변화를 위해 역량을 쏟겠다"고 취임 소감을 말했다.

이와달리 2012년부터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롯데, 두산을 거쳐 다시 친정팀인 SK로 되돌아 온 김원형 감독은 "끈끈하고 물고 믈어지는 팀 색깔을 만들고 싶다,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팀 방향을 설정했다.

올시즌 비슷한 행로를 걸으면서 김원형 감독과 수베로 감독으로 선장을 바꾼 SK와 한화. 과연 내년 시즌에는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일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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